까치

Creation/Poetry 2009/06/08 20:27

창밖에 까치가 운다고 한다
아니다, 저것은 비둘기라 한다
반가울 이는 올래야 올 수 없음을 아는데
괜스레 깍깍대며 수선만 피우는 꼴이 싫어
저놈의 비둘기가, 어째 깍깍대며 우는가 하며
창문을 모질게 닫아놓는다

<까치> 200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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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비

Creation/Poetry 2009/05/11 19:20

삶을 이어간다는 것은, 반드시
내 가슴에, 혹은 누군가의 가슴에
묘비를 하나 둘 늘여가는 일

거친 두 손을 갈고리처럼 오므려
한가득 담아 들어내어 뻥 뚫린 구멍에
떠난 자들의 이름을 눈물로 새긴 비석 하나 굴려넣고
무른 가슴이 단단해질때까지 짓이겨 밟는 일

비오는 날엔 묘비 귀퉁이에 맺힌 빗방울
가만히 손을 들어 털어내다가
눈물로 새겼던 이름 석자를 어루만지며
끝끝내 흐르는 빗물에 눈물 한방울 더하는 일

그리하여, 묘비마다 짙어가는 향내가
눈이며 이마며, 주름 사이사이에 배어들적에
앙상한 손마디로 가슴에 세운 묘비들을 어루만지다가
이름모를 산어귀에 가만히 누워
스스로 묘비가 되어가는 일

<묘비> 200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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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아래 앉아서
어린 봉오리를 위해 노래하다
철없는 햇살에 부산을 떨면서
어느새 활짝 꽃잎을 열어젖힌 꽃들보다
작은 이파리를 움찔거리며
무엇이 두려운지, 여전히 움츠리고 있는
어린 봉오리를 위해 노래하다

아이야, 나고 짐은 시간의 몫이고
기껏 세상에 나서, 가장 고운 날이 한철인데
이내 질것이 두렵다고 움츠려서야 되겠느냐
겨우내 품어온 그 고운 결정을
한껏 드러내며 웃어보지 않겠느냐

여전히 주저하는 어린 꽃봉오리
뜨거워진 봄날의 꽃나무 아래 앉아서
어린 꽃봉오리를 위해 노래하다

<어린 꽃봉오리를 위한 노래> 200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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